“가족이 떠나는 걸 준비하는 건… 늘 너무 어려워요.
그 아이를 위해 보내줘야 할 시간이란 걸 알면서도 말이죠.”
– 유퀴즈 300회, 이효리
며칠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00회 특집에서
이효리는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견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말하는 내내 입술이 떨렸고,
눈빛은 멀리 있는 누군가를 향하고 있었다.
이미 떠난 아이,
그리고 이제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순심이, 그리고 구아나와 석삼이
이효리에게 반려동물은 ‘연예인이 데리고 있는 애완견’이 아니었다.
그녀가 품은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모두 가족이었고,
삶의 리듬을 함께 만든 존재들이었다.
“구아나는 암 말기고, 석삼이도 준비 중이에요.
이젠 그 아이들을 보내줄 시간이에요.”
그녀의 고백은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긴 시간 함께 쌓아온 사랑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이별 앞에서도 따뜻했던 기억
“석삼이가 예전에 말을 안 듣고,
들개랑 논 적이 있었어요.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아, 쟤 정말 행복했구나’ 싶더라고요.”
그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우리는 보통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 놀던 순간, 예쁜 옷을 입은 날,
카메라에 잘 나온 표정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없을 때 들개랑 신나게 뛰놀던 그 아이의 자유로운 시간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그게 진짜 행복이었다고 믿었기 때문에.
끝을 받아들이는 방식
“지금도 순심이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이효리는 그렇게 말하며 1초도 안 돼서 눈물을 흘렸다.
우리가 끝을 준비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침묵하고,
어떤 이는 감정을 애써 무시하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말하면서도,
그 어떤 감정도 놓지 않았다.
그 아이가 살아온 하루하루,
그걸 지켜보는 보호자의 시선,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는 애틋함까지.
당신은 잘 키웠어요
이효리가 반려견에게 해주고 싶다는 마지막 말.
그건 ‘사랑해’도, ‘미안해’도 아니었다.
“넌 잘 살았어, 고마워.”
“넌 정말 잘 살아냈어.”
그녀의 말은 결국,
모든 반려인들이 자기에게 건네야 할 말이기도 하다.
“나, 그 아이와 잘 살았고 잘 보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비록 눈물은 흐르더라도,
그건 아름다운 이별이 될지도 모른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결국,
이별을 향해 가는 사랑의 여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끝이 아프다고 해서,
그 사랑이 틀렸던 건 아니다.
이효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알려준다.
슬픔마저 사랑이었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나눈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오늘도 우리 곁에 있는 반려동물에게
말없이 전해보자.
“너와 살아줘서 고마워.”
“넌 정말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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