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눈동자, 그리고 위로 — 신지의 공황과 반려동물의 치유

며칠 전, 유퀴즈를 보다가 이상하게 마음이 뭉클했다.

익숙한 얼굴, 여전히 밝게 웃는 코요태의 신지.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 어딘가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마치 숨기고 싶은 무언가를 애써 감추고 있는 듯한,

그러나 그 감정은 화면 너머로도 전달되었다.

 

그 순간, 예전 무대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가던 그녀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그녀는 늘 완벽해야 했고, 웃어야 했고, 무대를 지켜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무대 뒤에서 그녀가 겪고 있던 불안과 고통을 이제서야 조금 알게 된 것이다.
그녀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무대에 오르기 전 약을 복용하며 겨우 스스로를 붙잡고 있었다.

그 고백은 생각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었다.

신지처럼 무대 위에서 빛나는 사람도,
세상의 중심에 선 사람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만큼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그런 사람조차 혼자였다는 감각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공황장애는 단순한 긴장이 아니다.
언제 닥칠지 모를 공황 발작의 공포,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압박,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지는 느낌이 삶을 갉아먹는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반려동물이다.

 

반려동물은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옆에 있어준다.

말 없이 손등을 핥아주고, 몸을 기대고, 눈을 맞춘다.

그 존재만으로도 ‘나는 지금 혼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공황 발작이 시작될 때, 동물의 온기는 감각을 현재로 돌려놓는다.
숨이 가빠질 때, 털을 쓰다듬으며 심호흡을 하면 조금씩 안정이 찾아온다.

단순한 감정적 위로를 넘어, 과학적으로도 반려동물은 불안 완화에 도움을 준다.

옥시토신 분비를 증가시키고,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며,
심박수와 혈압을 안정시키는 생리적 반응이 입증되어 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과의 일상은 루틴을 만든다.

먹이 주기

산책하기

같이 쉬기

이런 단순한 일상은 공황장애로 무너진 하루를 다시 구조화시켜 준다.

 

신지가 극심한 불안 속에서도 무대에 섰다는 사실,

 

그녀가 고백한 그 용기에 공감하며
나 역시 다시 한번 ‘회복’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본다.

 

혹시 지금 나도, 혹은 누군가가
세상 앞에서 애써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면

말 없는 위로가 되어줄 존재가 곁에 있기를.

 

그 존재가 반려동물일 수도 있고,

가장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다.

 

다만 중요한 건,

우리 모두는 ‘버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서’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