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 나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폭력과 협박을 피해 집을 뛰쳐나온 피해자들이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반려동물 때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는 탈출의 길이 열려 있어도, 그 곁에 있는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쉽게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맞고 집 뛰쳐나온 여성들, '이것' 때문에 다시 돌아간다
" 가족 같은 아이를 두고 나왔으니 계속 생각나는 거죠. 도저히 발이 안 떨어지는 거예요. " 최근까지 동거하던 남성에게 가정 내 협박에 시달리던 여성 A씨는 경찰의 임시숙소 입소 제안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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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통해 알게 된 사례처럼, 어떤 여성은 가정폭력을 피해 경찰이 안내한 임시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끝내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반려견을 두고 갈 수 없어서였습니다. 반려동물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힘든 순간 곁을 지켜준 가족이자 마음의 지지대이기 때문에 그들을 두고 떠나는 선택은 오히려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펫위탁소의 시도와 예산의 한계
서울시가 운영 중인 ‘우리동네 펫위탁소’는 분명 의미 있는 제도입니다. 피해자가 안심하고 동물을 맡기고, 그 사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돕는 장치이니까요. 하지만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예산은 구당 500만~600만 원 수준으로, 이미 몇몇 자치구는 지원이 끊겼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시간이 곧 안전인데, 제도가 예산 부족으로 멈춰버리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복지센터와 위탁 제도의 한계
서울시 동물복지지원센터가 보완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간만 운영, 한정된 공간 탓에 장기 보호가 어렵다고 합니다. 결국 피해자가 반려동물을 데리고 다시 위험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생긴다니, 동물이 단순한 ‘짐’으로 취급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관계성 범죄와 동물의 역할
전문가들은 관계성 범죄에서 반려동물이 자주 협박의 도구로 쓰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떠나면 강아지를 해치겠다"는 말은 피해자의 발걸음을 묶는 족쇄가 됩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반려동물 보호가 곧 피해자 보호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예산과 제도가 곧 사람의 안전망이라는 것이죠.
이 기사를 통해 저는 반려동물 문제가 단순히 동물복지 차원을 넘어서, 사회 안전망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피해자가 안전하게 탈출하려면 반드시 반려동물도 함께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다시 위험 속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이 제도가 단순한 보여주기 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충분한 예산과 실행력을 확보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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